‘카바니의 저주’ 풀렸다
2019-11-28

두 차례 월드컵서 골 넣을 때마다 져 / 러시아와 최종戰 후반 45분 쐐기골 / 우루과이 3-0 완승… 징크스 털어내 / 포르투갈과 내달 1일 16강戰 격돌 / 31세로 첫 출전한 아스파스 데뷔골 / 스페인 조1위 견인… 러와 16강戰

우루과이 에딘손 카바니가 25일(현지시간) 러시아 사마라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러시아와의 A조 최종전에서 골을 넣은 뒤 환호하고 있다. 사마라=AP연합뉴스
우루과이에는 2명의 세계적인 골잡이가 있다. 루이스 수아레스(31·FC바르셀로나)와 에딘손 카바니(31·파리생제르맹)로 둘다 세계 최고 클럽 팀에서 주전 공격수로 뛴다. 하지만 월드컵 무대에서만큼은 두 선수의 희비는 엇갈렸다. 수아레스는 득점할 때마다 우루과이가 승리하는 ‘승리 요정’인 반면 카바니의 경우 2010 남아공 대회와 2014 브라질 대회까지 골을 넣을 때마다 우루과이가 패해 ‘카바니의 저주’라는 말까지 생길 정도였다. 드디어 카바니가 자신에게 걸려 있던 저주의 주문을 풀었다. 카바니는 25일 러시아 사마라의 사마라 아레나에서 열린 러시아와의 A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후반 45분 쐐기골을 넣으며 우루과이의 3-0 완승에 힘을 보탰다. 전반 수아레스가 선제골을 넣고 러시아의 자책골까지 터져 우루과이 쪽에 승리의 기운이 넘실거렸지만 카바니만큼은 아직 배가 고팠다. 그는 결국 후반 막바지 코너킥 상황에서 디에고 고딘의 헤딩슛을 상대 골키퍼가 쳐내자 이를 밀어 넣어 골을 만들어 냈다. 카바니는 우루과이가 조별리그 3승으로 조 1위를 확정지은 것을 자축함과 동시에 자신을 괴롭히던 징크스를 훌훌 털어버린 기쁨을 맘껏 누렸다. 
수아레스와 카바니 두 스트라이커가 동반 득점하며 기세가 오른 우루과이는 B조 2위이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3·레알 마드리드)가 이끄는 포르투갈과 7월1일 오전 3시(한국시간) 16강에서 격돌하게 됐다. 포르투갈은 이란과의 3차전에서 1-1로 비겨 스페인에게 B조 1위 자리를 양보하게 돼 만만치 않은 강적과의 격돌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 경기는 골잡이들의 화끈한 화력 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보여 16강 경기 중 빼놓을 수 없는 빅매치로 팬들의 시선이 쏠리게 됐다. 우루과이와 포르투갈의 대결을 성사시킨 주역은 공교롭게도 스페인의 이아고 아스파스(31·셀타비고·사진)였다. 아스파스는 슈퍼스타들이 즐비한 스페인에서 존재감이 희미했다. 월드컵 출전도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최종 엔트리에 포함된 뒤에도 “1분이라도 뛸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대표팀에 선발된 것만도 꿈같은 일”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하지만 아스파스는 스페인에게 가장 중요한 골을 선사하며 인생 반전을 보여줬다. 스페인은 모로코와의 B조 3차전에서 경기 막판까지 1-2로 끌려가 16강 진출을 확답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때 등장한 것이 아스파스였다. 후반 29분에 지에구 코스타(32·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교체돼 들어온 아스파스는 경기 종료 직전 극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중앙을 파고들던 아스파스는 오른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오른발 뒤꿈치로 공의 방향을 바꿔 골망을 흔들었다. 애초 선심이 오프사이드를 선언했지만 VAR(비디오판독) 끝에 판정이 번복되는 ‘극장골’이었다. 스페인은 2-2로 극적인 무승부를 만들며 포르투갈을 B조 2위로 밀어냈고, 16강에서 우루과이보다는 비교적 편한 상대인 러시아와 격돌하게 됐다. 이번 월드컵 이전 A매치 10경기 출전에 그쳤던 아스파스에게 평생 잊지 못할 경기였다.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 세상을 보는 눈, 글로벌 미디어 세계일보

기사제공 세계일보